누가 뭐래도 내 삶은 天惠였다.. / 장영희교수

나는 새삼 좋은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.
정말 누구의 마음에
'좋은 사람'으로 남는게 얼마나 힘들고 귀중한지
깨닫기 시작한다.
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
따뜻한 마음, 아끼는 마음으로
날 '좋은사람'으로 기억해 준다면 수 천 수만명 사람들이
다 아는 유명한 사람이 되는 일보다
훨씬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.
삶을 다 하고 죽었을 때
신문에 기사가 나고
모든 사람이 뉴스로 알게 되는 유명한 사람보다
누군가 그 죽음을 진정 슬퍼 해주는
'좋은 사람'이 된다면
지상에서의 삶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.
얼마 전 어느 잡지와 인터뷰를했다.
최근 몇 년간 나에 대한 기사는
암환자 장영희, 투병하는 장영희에 국한 되어 있어서
그냥 인간장영희, 문학선생 장영희에
촛점을 맞춰 줄 것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.
나는 열심히 문학의 중요성, 신세대 대학생들의 경향등등을
성의껏 말했다.
그런데 오늘 우송 되어 온 잡지를 보니
"신체 장애로 천형天刑 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 선
이 시대의 희망 장영희교수" 였다.
천형天刑 같은 삶..??
기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난 심히 불쾌했다.
어떻게 감히 남의 삶을 천형이라 부르는가..
맞다.
나는 1급신체장애인이고, 암투병을 한다.
그렇지만 이제껏 한 번도
내 삶이 천형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.
영어 속담에 '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보라.'는 말이 있다.
( Count Your Blessings!)
누구의 삶에든 셀 수 없이 많은 축복이 있다는
사실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.
'천형이라 불리는 내 삶에도 축복은 있다.
누가 뭐래도 내 삶은
'천형天刑'은 커녕 '천혜天惠'의 삶이다...!!
- 故장영희교수 / '살아온 기적, 살아 갈 기적'에서 -
- 음악 / Janinto [1집] - Sa Mi Yo
- 이미지제공 / 샤론의 향기님(감사합니다..^^.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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